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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7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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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09-10-27 17:58 조회2,6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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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7 꽃

 매 주일 아침마다 내 양복의 단추 구멍에 장미꽃을 한 송이씩 꽂아주는 신자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나 고마워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그러다가 몇 주가 지나자 일상적인 일이 되었고, 고맙다는 인사도 의례적으로 변했습니다. 바로 그 무렵에 한 열 살 쯤 돼 보이는 아이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목사님! 그 꽃을 이제 어떻게 하실 건가요? 혹시 버릴 건지요?”
“왜? 이 꽃이 필요하니?”
“버리실 거면 저 주시면 해서요.”
“어디에 쓸 일이 있니? 이 꽃을 가져도 돼.”
“고맙습니다.”
 아이는 감격적인 얼굴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꽃을 우리 할머니께 드리고 싶어서요. 작년에 아빠와 엄마가 이혼을 했어요. 저는 엄마하고 살았는데, 다른 남자와 재혼을 하는 바람에 아빠에게 갔어요. 그런데, 아빠는 저를 할머니에게 맡겼어요. 할머니께서 저에게 참 잘 해 주세요.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주시고, 모든 것을 잘 돌봐주세요. 그래서 그 보답으로 할머니에게 이 꽃을 갖다 드리고 싶어요.”
“할머니께서 참 훌륭하신 분이시구나. 내가 지금 들은 이야기는 지금까지 내가 들은 이야기 중에 제일 감동적이다. 할머니께서 꽃을 받으시면 참 좋아하시겠다. 그러나 이 꽃은 안 된다. 왜냐하면, 할머니께서는 이 꽃으로는 충분하지가 않거든. 저기 설교단에 가면 큰 꽃바구니가 있단다. 그 꽃을 갖다드려라. 할머니께서는 가장 큰 꽃을 받으셔야 한다.”
“고맙습니다. 저는 꽃 한송이를 원했는데, 꽃바구니가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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