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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7 옷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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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09-12-17 09:11 조회2,3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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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7 옷걸이

 세탁소에 새로 들어 온 옷걸이한테 헌 옷걸이가 말했습니다.
“너는 그냥 옷걸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 말거라.”
 새 옷걸이가 이상해서 물었습니다.
“왜 옷걸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겁니까?”
 그러자 헌 옷걸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잠깐씩 입혀지는 옷이 지 신분인양 교만이 극에 달한 것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웃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울 수도 없었습니다. 회장 단장 위원 이사장 감사 소장 반장..... 이런 직책에 잠깐씩 머문다고, 마치 영원히 벗겨지지 않을 호피라도 두른 양 거드름을 피우고, 교만하고 까칠한 사람들을 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검사실에 근무하는 여직원이 검사보다도 더 검사 같은 눈빛을 뿌리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 옛날 그런 때가 있었습니다. 완장이라는 소설도 있습니다.
 옷걸이는 그냥 옷걸이입니다. 검사 옷을 입었든 농부의 옷을 입었든 그냥 옷걸이일 뿐입니다. 검사의 옷을 입으면 검사가 되고, 농부의 옷을 입으면 농부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옷걸이 역할만 하면 되는데, 잠시 걸치고 있는 옷이 마치 자기의 영원한 신분인양 천방지축 나대는 것은 곱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겸손한 사람이면 더욱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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