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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3-29 초라한 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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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09-03-27 14:15 조회2,5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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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3-29 초라한 어부

 초라한 차림의 어부 이야기입니다.
 한쪽 바지는 걷어 올렸는데 고기를 잡다가 왔는지 장화에는 뻘 흙이 여기저기 묻어있습니다. 허름한 야구 모자를 눌러썼고, 남방은 퇴색해서 한 눈에 보아도 초라한 차림이 영 아니었습니다.
 이 어부가 자동차 영업소에 들어 왔습니다. 영업소에는 막 점심을 먹은 여직원 두 명과 판매사원 남자 한 사람이 막 커피를 마시던 한가한 시간이었지요. 잡담을 나누다가 보니 반짝반짝 잘 닦아진 자동차 전시장의 바닥을 더럽힐 것 같은 어부가 들어오는 게 아니겠습니까?
 순간적으로 불안한 이 직원들이 퉁명스럽게 물었습니다. 
“어찌 오셨어요?”
 어부가 자동차에 손으로 가리키면서 어눌하게 말했습니다.
“이 자동차가 좋은 것인감? 얼마나 혀요?”
 전시해 놓은 자동차를 만지면 안 되는 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직원들이 어부를 한쪽으로 밀면서 쌀쌀하게 말했습니다.
“자동차를 사시게요? 비싼데요.”
그러자 어부는 다시 자동차 쪽으로 가면서 한번 타 보면 안 되냐고 했지요. 당연히 안 된다고 대답했고요. 불친절한 직원들의 태도에 기분이 나빠진 이 어부는, 다른 영업소로 갔습니다. 마침 그 영업소는 친절하고 상냥한 목소리로 좋은 고객으로 깍듯하게 예우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무려 16대를 한꺼번에 계약 했습니다. 그 초라한 차림의 어부는 여러 척을 소유한 원양어선 선주였고, 열심히 일한 우수 사원들에게 선물할 자동차를 사러왔었습니다. 그는 지금도 어장에서 일 하는 부지런하고 소박한, 자기 일을 하는 부자 어부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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