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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6-8 참 좋은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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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09-06-07 07:19 조회2,5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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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6-8 참 좋은 아가씨

 우리 회사 앞 양쪽 길가에는 죽 늘어선 노점상들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이라 노점상이 많이 모여 있지요. 구두 수선하는 사람, 튀김 가게, 신문 가판대, 신발 가게 등 노점상들은 그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었습니다. 그 노점상 한쪽 귀퉁이에 일흔이 훨씬 더 돼 보이는 할아버지 한 분이 돗자리를 펼쳐 놓고, 가위 도장집 돋보기 같은 물건을 늘어놓고 팔고 있습니다.
 점심을 먹고 오면서 보면 간혹 졸기도 하고, 담배를 피워 물고 있기도 합니다. 점심은 대개 라면으로 때우는 것을 자주 보아왔지요. 라면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저 연세에 라면을 먹으면 건강은 어찌되나 하는 생각이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그래서 간혹 필요치 않은 물건을 사 주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늘 먹던 라면대신 도시락을 들고 맛있게 먹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도시락을 먹을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서도 한편 안심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건물로 들어 왔습니다. 엘리베이터에는 아가씨 둘이 타고 있었는데, 한 아가씨가 친구에게 캐묻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디 갔다 오는데 말하기가 그리 어려운거야?”
“응, 그냥 저기....”
“말을 안 하니까 더 궁금하잖아. 어디 다녀오는데? 말 좀 해봐.”
“요 앞에 장사하시는 할아버지한테. 며칠째 계속 라면만 드시기에, 오늘 아침에 도시락을 싸면서 하나 더 싸왔어. 그걸 갖다 드리고 오는 거야.”
부드럽게, 그러나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그 아가씨의 따뜻한 마음이 묻어났습니다.  참 좋은 아가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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