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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심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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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23-03-27 21:41 조회4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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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3. 27.

나무 심는 마음

할아버지 한 분이 자기 집 정원에 땅을 파고 나무를 심고 있었습니다. 그 나무는 가지가 나무 젓가락 보다도 더 가는, 어리디 어린 묘목이었습니다.

"할아버지, 그거 무슨 나무여요?"

지나가던 이웃집 젊은이가 낮은 담 너머로 할아버지를 지켜 보다가 호기심에 못 이겨 여쭤 보았

습니다. 그 젊은이에게는 할아버지가 묘목을 심는다는 것이 퍽 어울리지 않아 보였습니다.

"사과나물세."

할아버지의 대답을 듣고 보니 젊은이는 더욱 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 어린 묘목이 자라고 또 자라서 사과를 열매 맺을 수 있으려면 몇 년은 기다려야 할 것 같았고, 할아버지는 너무 늙으셔서 그때까지 사실 것 같지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과나무를 왜 심는 거죠, 할아버지?"

그러자 할아버지는 그걸 왜 묻냐는 듯이 젊은이를 건너다보며 말씀하셨습니다.

사과나무가 자라면 바라보기에도 좋을뿐더러 열매도 딸 수 있지 않나?"

"사과를 따면 누가 먹죠?"

내 손주 녀석이지. 나야 이미 글렀어. 어느 세

월에 이 나무의 열매를 따 먹을 수가 있겠어. 그러

나 내 손주 녀석은 이 사과나무의 열매를 따 먹을 수가 있겠지. 암 그렇고말고."

이 말을 들은 젊은이는 그제 서야 할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고는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할아버지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후손을 위해서 사과나무를 심고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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