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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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23-08-13 14:13 조회422회 댓글0건본문
2023. 8. 13.
나라에 충성
1961년 3월 중순 어느 날의 일입니다.
임실 읍내 임실교회에서 운영하는 임실시온중학교에서 입학을 위한 면접시험을 보았습니다. 이름은 임실시온중학교지만 고등공민학교 과정의 학교였습니다.(학교를 졸업해도 중학교 졸업 자격을 얻는 시험에 합격해야 하는 학교)
교사 2명, 시간강사, 전도사(교회 목사 대행) 등으로 꾸린 선생님들께서 지도해 주신 학교였습니다. 학교 운영의 주임 역할을 하는 선생님께서 입학 예정자 전원을 한 명씩 불러 먼접시험을 보았습니다.
"학생은 무엇 때문에 공부하러 왔나요?"
나는 한참 생각했습니다. 생각해 보지 않았던 물음이었으니까요.
"나라에 충성하려고요!"
정말로 엉뚱한 대답을 순간적으로 하였습니다. 문답을 다 마친 선생님께서는 교실로 들어와서 말씀하셨습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을 지낸 죠지 와싱턴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려고 왔습니다.' 아무튼 우리 학교에서 여러분이 되고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기 바랍니다."
그 말씀을 듣고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그 이후에 그 대답이 족쇄처럼 저를 옭아맸습니다. 나라에 충성하는 삶이 무엇이가를 때때로 생각하고 돌아보게 만들었으니까요. 군대에 갈 때 "내가 나라를 위해서 충성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다."고 마음먹고 35개월 군대 생활을 참으로 열심히 하였을 정도입니다. 열 네살 어린애가 무엇을 안다고 나라에 충성하려고 공부한다고 하였는지.....
나라에 충성하는 삶이란 어떻게 사는 것인지, 나 같은 사람도 과연 나라에 충성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건지, 나라에 충성하는 것이 어떤 삶인지 알고나 있는 지..... 어쩌다 순간적으로 대답한 그 한 마디에 합당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 할 수 없으니, 영원한 숙제로 그칠 것 같습니다. 나라에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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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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