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굽은 소나무 > 좋은 글방

본문 바로가기
 

좋은 글방

허리 굽은 소나무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점동 작성일22-07-07 15:03 조회901회 댓글0건

본문

 한학을 오랫동안 공부한 큰 아버지께서 오셨습니다. 갑자기 오신 큰 아버지께서는 갈 데가 있다며 나서라고 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를 대면 불호령이 떨어 질까봐 말도 못하고 따라 나섰습니다.
 가자는 곳으로 차를 몰았는데, 몇 년째 못 갔던 선산이었습니다. 조상님들이 묻혀있는 선산에 오면 나도 모르게 숙연해집니다. 이 자리에 묻혀있는 조상님들께서도 지금 나처럼 치열한 인생을 살다가 가셨을까? 아니면 순탄하고 편안한 삶을 살다 가셨을까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조카야! 저 나무를 보아라. 저 나무는 20년 전에 묘지 정리를 할 때 살아남은 것이란다. 선산을 구입하고 조상님들을 모셔오면서 돈이 부족해서 좋은 나무를 베어다 팔았지. 그런데, 저 나무는 심하게 굽었잖니? 저렇게 굽은 나무는 목재로서 가치가 없다고 팔지 못하고 뺀 거야. 들어 봤지?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 바로 저 나무가 굽었지만 선산을 지키고 있잖니. 지금은 없으면 안 될 좋은 조경수가 되어 있단다.”
 큰 아버지께서 왜 나를 조상님들이 계신 선산으로 데리고 왔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형과 누나와 달리 무녀리처럼 못난 나를 위로해 주시려는 속마음에 눈물이 났습니다.
 .
추천 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좋은 글방

Total 1,591건 75 페이지
좋은 글방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481 어떤 나눔 조점동 2022-07-18 913 1
480 겨자씨 만큼의 사랑 조점동 2022-06-14 911 1
479 제주 올레 조점동 2022-05-21 909 1
478 더 좋은 사람 조점동 2022-07-03 908 1
477 나도운동 조점동 2022-07-23 908 2
476 책 속에 길이 있다 조점동 2022-05-31 907 1
475 따뜻한 마음씨 조점동 2022-06-26 907 1
474 자정능력 조점동 2022-06-17 906 1
473 사소한 봉사활동 조점동 2022-07-04 906 1
472 5달러 이야기 조점동 2022-07-03 905 1
471 나보다 더 고생하는 사람 있다 조점동 2022-08-06 905 1
열람중 허리 굽은 소나무 조점동 2022-07-07 902 1
469 잡초 조점동 2022-06-09 901 1
468 인간의 가치 조점동 2022-08-23 901 1
467 토끼와 거북의 힘 자랑 조점동 2022-06-10 89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