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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22-05-29 02:23 조회8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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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봄에 제주도에 갔다가 한라산에 오른 일이 있습니다. 아내의 성당 친구들 모임에서 부부동반으로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의 일입니다. 오래전부터 무릎이 아픈 사람으로서 한라산에 오른다는 날 아침에 적잖게 걱정을 했습니다.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정상에 오르는 것에 장애가 되지는 않을까, 중간에서 더 이상 못 오르게 되면 어찌하나 하고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등산을 많이 다니고 건강한 친구가 동행자가 되어 주었습니다. 얼마든지 앞서 나갈 수 있는데, 말동무가 되어 주는 것은 물론이고 보폭과 속도를 나에게 맞춰주는 것이었습니다. 오르다가 쉴 때쯤이면 함께 쉬어주면서 오르다 보니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그날은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등산하기는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옷이 젖을 정도였는데, 게으른 사람 낮잠 자기 좋고 부지런한 사람 일하기 좋다는 그런 정도로 비가 내렸습니다.
정상까지 왕복 20km라고 했습니다. 정상에서는 비바람이 몰아치고 안개가 잔뜩 끼어 앞을 바라볼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 한라산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등산을 함께 해 준 그 친구의 배려와 속도 맞춤이었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고맙게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동행자가 되어 준다는 것, 매우 소중하고 큰 힘이 됩니다. 적당한 보폭과 속도를 지켜주면서 함께 걷는 동행자는 천사요 좋은 아내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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