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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0 선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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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09-10-09 19:56 조회3,6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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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0 선비의 길

 한 선비가 과거를 보려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해서 과거에 급제하면 선정을 베풀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종일 걷다가 해질 무렵 도착한 마을, 한 집에 들어가서 하룻밤을 쉬게 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그 집은 단칸방에 처녀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간단한 저녁 식사를 마치자 처녀가 대야에 물을 가득 담아 방 가운데에 놓고 장대를 걸쳐 놓고 불을 껐습니다.
 과거를 보러 집을 나설 때와는 딴판으로 옆에 처녀가 자고 있는 것을 의식하자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참다못한 선비가 처녀에게 손을 댔습니다. 그러자 처녀가 일어나 불을 켜고 선비에게 말했습니다.
“남녀가 유별하고 지척이 천리라 했는데, 어디다 손을 댄단 말이오. 당장 종아리를 걷으시오”
 처녀의 불호령에 꼼짝 못하고 종아리를 걷고 회초리를 심하게 맞았습니다. 정신이 퍼떡 날 만큼 회초리를 맞은 다음날 서울로 길을 재촉했습니다.
 이날도 날이 저물자 하룻밤 묵을 곳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고단한 몸을 누이자 금방 잠이 들었는데, 주인 집 여자가 들어와서 집적대고 있었습니다. 선비는 일어나서 전날 저녁 처녀가 했던 말을 하면서 주인 여자의 종아리를 회초리로 때렸습니다.
 도끼를 들고 있던 어둠속의 남자가 도끼를 던져버리고 들어와서, 아내의 바람기를 잡아주어 고맙다는 말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날 저녁 아름다운 처녀 덕에 목숨을 건진 선비는, 과거에 급제한 뒤 그 처녀와 혼인을 했습니다. 사람에게는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습니다. 부부간에 이혼하자는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것과 같이, 아무리 화가 나고 참을 수가 없더라도 해서는 안 될 말이나 행동이 있다는 말입니다.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거나, 하지 말아야할 말을 참지 못하고 하는 것은 천박함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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