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3.
영부인(令夫人)
영부인이라는 지칭을 대통령 부인에게만 사용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듣기 거북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물론 대통령 부인을 영부인이라고 부르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영부인이라는 말은 다른 사람의 아내, 부인을 존중의 의미로 누구의 부인이라도 사용할 수 있는 단어일 뿐입니다. 제 친구가 저 한테 "영부인도 잘 계시고?"라고 제 아내를 지칭해서 안부를 물을 수 있는 그런 단어인 것입니다.

제 자식을 "영식(아들)도 잘 있느냐? 혹은 영애(딸)도 학교에 잘 다니고?라고 할 수 있는 말입니다. 대통령의 아들만 영식이고, 대통령의 딸만 영애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 우리 집에 온 청첩장 앞면에 이렇게 쓰인 것을 보았습니다.
" 曺 在 玉
同 令夫人 貴下"
그러니까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상대방의 부인을 존중의 뜻으로 영부인이라고 보편적으로 썼다는 말입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대통령 부인을 영부인이라고 자주 쓰다보니 그렇게 굳어지면서 마치 대통령 부인에게만 사용하는 지칭으로 잘못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다만 영부인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을 만큼의, 교양과 품위를 가지고 있지 못하면 굳이 영부인이라고 부르지 않겠지요.

추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