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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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22-05-14 22:04 조회1,934회 댓글0건본문
새끼꼬기
설달 그믐날 저녁 늦은 시간, 주인이 하인들을 불러 모아서 하는 말입니다.
“내일이면 우리 집에서 해방되어 갈 테니 얼마나 좋은가? 그동안 우리 집에서 수고들 했네. 마지막으로 새끼를 좀 꼬아 주면 고맙겠네. 새끼는 가늘고 질기며 길게 꼬아 주어야 되네.”
이 말을 들은 하인들의 입이 튀어나왔습니다.
“못된 영감탱이라고, 우리를 마지막까지 부려먹는다니까.”
속이 뒤틀린 하인들은 마지못해 새끼를 꼬기는 꼬는데 대강대강 꼬다가 자버렸습니다. 아침에 일어난 주인은 다시 하인들을 불러 어젯밤에 꼰 새끼를 가지고 오라고 합니다.
“자네들이 그동안 우리를 위해서 고생했기에 특별히 보상을 하려고 하네. 어젯밤에 꼰 새끼에 이 동전을 넣을 수 있는 데까지 넣어들 가게.”
하면서 구멍이 뚫린 동전 가마니를 내놓는 것이었습니다. 불평불만을 토로하면서 대강 꼰 새끼에 동전이 들어갈 리 만무했습니다.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 쉬는 고참 들 옆에서 단 한 사람 막내만 새끼에 동전을 술술 넣고 있었습니다.
그는 고약한 고참 들 틈새에서도 말없이 온갖 잡일을 다 하던 성실하고 부지런한 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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