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풍자(風)는, 바람이 불 징조가 보이면 곤충들이 미리 책상 밑으로 숨어든다는 형상의 글자입니다. 책상 밑에 곤충이 들어앉은 모양의 글자인 것입니다. 우리가 미물이라고 얕잡아 보지만 곤충들은 비가 올 것인지, 바람이 세차게 불 것인지를 미리 알고 대비한다는 것입니다.

어렸을 때 농사일을 하면서 어른들에게 들은 말입니다. 꿩이 알을 낳는 장소가 저지대인지 고지대인지에 따라서 그해 비가 많이 올지 적게 올지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보리를 벨 때 꿩이 알을 낳아 놓은 것을 더러 볼 수 있는데, 낮은 지대에서 발견하면 비가 적게 온다는 것입니다.

어부들이 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갔다가 갈매기들의 행태를 보면서 더 잡을 것인지, 아니면 세찬 비바람이 불 것이므로 포구로 돌아갈 것인지를 판단한답니다. 폭풍우가 몰아쳐 올 때는 바다에 수분이 많아져 갈매기가 날기 힘들므로 육지 쪽으로 난다고 합니다.

세상사 거의 모든 것에 이런 징조가 있는 것입니다. 다만 사람들이 잘 모르거나 둔한 것이지요. 직장에서 상사의 눈치만 보면 금세 사정을 알아채는 사원들이 있지요? 같은 이치입니다. 대화를 해 보면 그 사람의 인격과 교양을 알 수가 있고, 그 사람의 관심사와 심중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징조를 잘 알아채는 사람이 되려면 많은 책을 읽고 사색을 하며, 모든 사물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관심을 갖는 노력을 하면 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