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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굽은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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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22-07-07 15:03 조회1,5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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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학을 오랫동안 공부한 큰 아버지께서 오셨습니다. 갑자기 오신 큰 아버지께서는 갈 데가 있다며 나서라고 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를 대면 불호령이 떨어 질까봐 말도 못하고 따라 나섰습니다.
 가자는 곳으로 차를 몰았는데, 몇 년째 못 갔던 선산이었습니다. 조상님들이 묻혀있는 선산에 오면 나도 모르게 숙연해집니다. 이 자리에 묻혀있는 조상님들께서도 지금 나처럼 치열한 인생을 살다가 가셨을까? 아니면 순탄하고 편안한 삶을 살다 가셨을까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조카야! 저 나무를 보아라. 저 나무는 20년 전에 묘지 정리를 할 때 살아남은 것이란다. 선산을 구입하고 조상님들을 모셔오면서 돈이 부족해서 좋은 나무를 베어다 팔았지. 그런데, 저 나무는 심하게 굽었잖니? 저렇게 굽은 나무는 목재로서 가치가 없다고 팔지 못하고 뺀 거야. 들어 봤지?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 바로 저 나무가 굽었지만 선산을 지키고 있잖니. 지금은 없으면 안 될 좋은 조경수가 되어 있단다.”
 큰 아버지께서 왜 나를 조상님들이 계신 선산으로 데리고 왔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형과 누나와 달리 무녀리처럼 못난 나를 위로해 주시려는 속마음에 눈물이 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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