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굽은 소나무 > 좋은 글방

본문 바로가기
 

좋은 글방

허리 굽은 소나무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점동 작성일22-07-07 15:03 조회828회 댓글0건

본문

 한학을 오랫동안 공부한 큰 아버지께서 오셨습니다. 갑자기 오신 큰 아버지께서는 갈 데가 있다며 나서라고 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를 대면 불호령이 떨어 질까봐 말도 못하고 따라 나섰습니다.
 가자는 곳으로 차를 몰았는데, 몇 년째 못 갔던 선산이었습니다. 조상님들이 묻혀있는 선산에 오면 나도 모르게 숙연해집니다. 이 자리에 묻혀있는 조상님들께서도 지금 나처럼 치열한 인생을 살다가 가셨을까? 아니면 순탄하고 편안한 삶을 살다 가셨을까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조카야! 저 나무를 보아라. 저 나무는 20년 전에 묘지 정리를 할 때 살아남은 것이란다. 선산을 구입하고 조상님들을 모셔오면서 돈이 부족해서 좋은 나무를 베어다 팔았지. 그런데, 저 나무는 심하게 굽었잖니? 저렇게 굽은 나무는 목재로서 가치가 없다고 팔지 못하고 뺀 거야. 들어 봤지?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 바로 저 나무가 굽었지만 선산을 지키고 있잖니. 지금은 없으면 안 될 좋은 조경수가 되어 있단다.”
 큰 아버지께서 왜 나를 조상님들이 계신 선산으로 데리고 왔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형과 누나와 달리 무녀리처럼 못난 나를 위로해 주시려는 속마음에 눈물이 났습니다.
 .
추천 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좋은 글방

Total 1,591건 76 페이지
좋은 글방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466 3분 연설 조점동 2022-07-17 831 1
465 코끼리 만지기의 교훈 조점동 2022-08-04 831 1
464 시간에 대하여 조점동 2022-06-05 829 1
열람중 허리 굽은 소나무 조점동 2022-07-07 829 1
462 행복 조점동 2022-05-28 827 1
461 필요한 만큼 조점동 2022-06-30 827 1
460 가위 바위 보 조점동 2022-08-20 827 1
459 가난하지만 행복한 부부 조점동 2022-08-24 825 1
458 열정과 집념 조점동 2022-09-14 825 2
457 건물 입구로 내려 준 빈 그릇 조점동 2022-05-29 824 1
456 작은 샘물 줄기 조점동 2022-08-02 824 1
455 코끼리 만지기의 교훈 조점동 2022-08-04 824 1
454 따뜻한 한 마디 말 조점동 2022-06-28 823 1
453 나뭇잎 하나 조점동 2022-08-09 823 1
452 걷기 운동 조점동 2022-07-11 82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