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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하루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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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23-01-23 11:52 조회4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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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 23.

설날 하루살이

어제 설날 아침에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일어났습니다. 밖에서 아내가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떡국을 끓이는가 생각하며 거실로 나가니 역시네요. 작년부터 설날 아침은 간단하게 떡국을 끓여 먹기로 하였습니다. 아내나 나는 함께 결정하면 곧바로 실행에 옮깁니다. 작년 설날은 며느리가 마음먹고 소고기를 많이 넣고 끓여서 맛이 참 좋았습니다.

이번 설에는 달랑 우리 부부만 있게 되었습니다. 아들과 며느리는 지난 주말에 왔다 갔는데, 이번 설에 오지 말라고 일렀습니다. 딸은 남매를 데리고 지난 주말에 왔다가, 일주일만인 금요일에 사위가 와서 데리고 포항 본가로 갔습니다. 지난 주말에 아들네 딸네가 다 함께 만나서 잘 지냈으니 당겨서 설날을 지낸 셈이지요.

공소 회장 부부와 우리 부부만 성당으로 가서 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설날이라 조상님들을 위한 위령기도도 하였습니다. 우리는 설이나 추석에 집에서 차례를 지내지 않습니다. 천주교 신자이므로 성당에 가서 미사를 봉헌하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다른 분들은 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성당에 가서 미사까지 봉헌하기도 합니다. 자식들한테도 이미 일러두었습니다. 제사를 지내지 말 것, 연명 치료를 하지 말 것, 죽거든 화장해서 가족 묘원에 안장할 것 등등.

집에 오니 오후 1시경. 아침에 먹고 남은 떡국을 점심으로 먹고 쉬다가 걷기에 나섰습니다. 아내는 딸네 식구들이 일주일간 머물고 간 게 힘들었는지 쉬어야겠답니다.

걷기에 나서면 무조건 묵주기도 4개 신비 20단을 합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때부터 습관입니다. 오늘은 12km를 걸었습니다. 오늘 날씨는 하루 종일 구름이 끼었습니다. 입춘이 24일이라 아직 봄은 더 기다려야 하는데, 나무는 이미 잎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식물은 가을을 보내고 잎을 다 떨어뜨린 다음 잠깐 쉬는가 싶지만, 어느덧 새해의 새잎과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집 꽃밭에도 새싹이 이미 흙을 뚫고 나오려고 합니다. 겨울을 보내고 새봄은 이렇게 다가오는 설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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