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26.

토끼몰이

지금부터 50-60년 전 가난하던 시절에 시골에서는 무엇으로 단백질을 섭취하였을까요? 집토끼나 닭을 키워서 잡아먹기도 하였고, 동네 사람들이 어울려 돼지를 잡아먹기도 하였습니다. 아니면 산 짐승을 잡기도 하였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동원되어 산에 가서 토끼몰이를 하여 잡았지요. 꿩이나 비둘기를 잡아 끓여 먹었고, 겨울에는 참새도 좋은 먹잇감이었습니다.

올해는 계묘년 토끼해니까 토끼몰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동네 청년들 30~40명이 토끼가 살고있는 산으로 갑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산을 몰아가면 어디선가 한 마리가 나타납니다. 산을 놀이터 삼아 운동장으로 알고 살아온 토끼가, 온 힘을 다해 도망가지요. 잘 먹지고 못하고 살아온 촌사람들에게 쉽게 잡히지 않습니다. 토끼를 산 위쪽으로 몰거나 옆으로 몰면 잡지 못한다고 합니다. 산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몰면 잡기가 쉽다고 합니다. 토끼는 뒷다리가 길고 앞다리가 짧아서 산 위쪽으로는 잘 달리지만 산 아래쪽으로는 잘 달리지 못한다고 합니다. 사람은 산 위로 올라가는 것보다 산 아래쪽으로 뛰는 게 힘이 덜 들고 수월하지요.

토끼몰이를 할 때도 그 대상의 특성을 알고 지혜롭게 실행해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습니다. 무턱대고, 무식하게, 자기 생각대로 나가면 될 일이 아닙니다. 토끼몰이 하나에도 산골 사람들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와 지혜가 배어 있습니다. 어른들의 말씀을 잘 새겨듣고 잘 생각해서 실행해야 성공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