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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시루에 물 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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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23-02-23 08:31 조회4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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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2. 23.

콩나물시루에 물 주기

부산 기러기문화원에서 원장할 때, 한글학교를 운영하였습니다. 그때 2년간 한글교육 교사로 직접 할머니 학생들을 가르친 일이 있습니다. 교사들 월급 만들기가 하도 어려워서 반 하나를 맡아서 교단에 섰지요. 평생교육이라는 말이 지금 만큼 널리 알려지기 전입니다.

아무리 원장이라고는 하지만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않은 사람이, 한글학교 교사로 할머니 학생들을 직접 가르쳤으니 납득이 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대학 나온 사람 못지않게 잘 가르쳤다고 자부합니다. 그 이유는 학생들의 배움애 대한 욕구와 간절함을 잘 아는 사람이요, 어떻게 가르쳐야 할머니들이 잘 알아듣고 배워진다는 걸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수 십년전에 고향에서 야학을 운영한 일도 있었으니까요.

전국적으로 문해교육 강사들이 많으니까 잘 알 것입니다. 60대에서 80대의 할머니들에게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금방 잊어버리기 일쑤라는 걸. 그러나 세월이 가고 오랫동안 배우다 보면 어느 날부터 글씨를 읽게 되고, 글자를 생각해내서 공책에 쓸 수도 있게 됩니다.

공부가 안된다고 말하지 마시고, 결석만 하지 말고 오십시오. 몇 달 다니다 보면 익혀지고 책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집에서 콩나물시루에 콩나물 길러 먹어 보았지요. 날마다 몇 번씩 물을 주지요. 물을 아무리 주어도 다 물통으로 빠져버립니다. 그러나 며칠 지나면 콩나물은 자라서 올라옵니다. 우리 한글공부가 콩나물 기르기와 똑 같습니다.”

그렇게 공부한 우리 반에서 한글 학생들의 글모음 책을 냈지요.

세상이 환히 보인다

한글을 배우니 은행에 가서 인출서도 쓸 수 있고, 간판들도 읽을 수 있으니 세상이 환해 보인다는 제목이었습니다. 지금도 전국에서 문해 교육에 애쓰는 교사들, 배우는 학생들에게 콩나물시루 물주기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가르치고 배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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