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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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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23-05-14 20:23 조회3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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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14.
치매 환자
아침에 일찍 일어나 들판 동네를 걸었습니다. 왕복 14km!
평리와 갓골 중간에서 한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아니, 할머니를 만난거지요. 금년에 75세니까요.
나를 붙잡고 남산을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반대쪽으로 내려 오면서. 저 뒤쪽으로 가야 한다고 하니 모르겠답니다. 옷차림도 얼굴 표정도 정상으로 보이는데, 말씀은 정상이 아닙니다.
주민증록증 있느냐니 없답니다. 전화기 있냐고 해도 없답니다. 어깨에 메고 있는 작은 가방을 가리키며 열어보라고 했습니다. 그 속에 전화기와 주민등록증이 있습니다. 상남면 남산리에 사는 분입니다.
안개가 끼었기는 하였지만 도통 어디가 어딘 지를 모릅니다. 따라 오라니 잘 따라 옵니다. 그 분이 사는 동네까지 2km 정도를 모시고 갔습니다. 동네로 가니 자기 집으로 찾아 들어갑니다.
큰 아들과 통화해보니 치매 환자가 맞습니다. 혼자 살아서는 안되겠는데 어찌해야 할까요? 아들의 목소리는 걱정하는 느낌이 아니고.
언덕 배기를 내려 오는데, 잠시 후에 큰 소리를 하면서 나한테 옵니다. 전화기 어쨌느냐고.
충전기에 꽂아 놓고 설명까지 하고 왔는데..... 다시 올라가서 손에 쥐어 주면서 주민등록증과 돈까지 다시 확인시켜 주고 왔습니다. 치매 환자의 삶이 보였습니다. 치매가 왜 무서운지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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