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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23-09-19 14:23 조회1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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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9. 19.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일자(一字)도 읽지 못했습니다. 1900년대 초에 세상에 오셔서 초근목피로 연명하고, 일제 강점기를 고스란히 넘어 사셨습니다. 그런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열 차례 출산으로 11명의 자녀를 얻으셨지만 사람 구실을 한 1녀 5남을 키워내셨습니다.
그 중에 저는 다섯 번째 아들로 75년 6개월 째 세상 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일자 무식인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저를 특히 달리 보셨고,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국민학교를 졸업할 때는 성적이 좋아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글자 한자 읽지 못하셨지만 이 자식이 제대로 된 사람 구실을 하기 바라셨습니다. 특히 어른들을 제대로 예우하고 말 한 마디라도 잘못하지 않게 하려고 말 조심을 때때로 훈계하셨습니다. 말이 그 사람의 품격을 드러내고 인격을 표현한다고 믿으셨던 거지요.
그래서 그런지 10원 짜리 욕은 해 본 일이 없습니다. 말조심을 단단히 하고 살아왔지요. 그러나 세상 살이가 그리 쉽던 가요. 화가 나는 일이 왜 그리도 많던 지요. 그래서 말을 개소리처럼 하는 사람을 보면 마음 속으로 욕을 합니다. "개 만도 못한 놈이라고."
요즈음 말을 하지 않고 "말의 소리"를 하는 이들이 널려 있습니다. 말의 소리는 말이 아니지요. 그냥 풀 뜯는 "말의 소리"일 뿐. 사나운 개가 짖는 것도 "개의 소리"지 사람의 말씀일 수는 없습니다. 사람다운 사람이라면 말의 소리나 개의 소리를 하면 안 됩니다.
말을 하면 좋고, 말씀을 하면 더욱 좋습니다.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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