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나누기 > 좋은 글방

본문 바로가기
 

좋은 글방

죽 나누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점동 작성일23-11-03 12:20 조회112회 댓글0건

본문

2023. 11. 2.

죽 나누기

일곱 사람이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워낙 어렵다 보니 죽 한 통으로 나눠 먹어야 하는데, 항상 부족해서 죽을 맛이었습니다. 죽을 나눠 주는 사람을 당번제로 운영했더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죽을 나눠 주는 사람이 먼저 한 그릇을 퍼서 먹고, 나머지를 여섯 사람에게 나눠주니 다른 사람들은 늘 부족했습니다. 더 웃기는 짓은 죽을 나눠주는 사람에게 한 숟갈이라도 더 얻어먹으려고, 온갖 비위를 다 맞추고 애교를 부리는 사람까지 발생했습니다. 비리가 발생하기까지 한 것입니다.

이번에는 공평하게 나눠 먹기 위해서 죽 분배위원회를 만들고, 분배위원회가 잘 분배하는지 감시하는 감독위원회까지 뒀습니다. 이렇게 되자 죽 나누기는 어느 정도 공평해졌는데, 분배위원회 감독위원회다 성가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두 위원회가 서로 자기 영역을 따지

, 온갖 건의사항을 제시하는 바람에 맞붙어 싸우기까지 했습니다.

여러 차례 회의를 하고 의논한 결과, 죽을 나눠주는 사람을 한 사람 두기로 하되 자신은 맨 나중에 먹게 만들었습니다. 일곱 그릇을 나눠 푼 후에 자신은 맨 나중에 먹게 만들었더니 비로소 공평하게 나눠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죽을 나누는 사람 자신의 것을 확보하기 위해서 공평하게 나누었고, 다른 사람들이 다 보는 자리에서 나누는 사람의 몫을 보게 되므로 불평과 불만이 없어졌던 것입니다.

나의 작은 욕심을 버리고 공평무사한 정의의 잣대 하나만 필요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추천 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좋은 글방

Total 1,591건 1 페이지
좋은 글방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591 시골 풍경 조점동 2023-11-10 150 1
1590 도산 안창호 선생 탄신 145년 조점동 2023-11-09 148 1
1589 벼 수확 조점동 2023-11-08 150 1
1588 변절자 조점동 2023-11-07 114 1
1587 나는 어떤 사람일까요? 조점동 2023-11-06 145 1
1586 죽음 조점동 2023-11-05 114 1
1585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조점동 2023-11-04 172 1
1584 학생의 날 조점동 2023-11-03 143 1
열람중 죽 나누기 조점동 2023-11-03 113 1
1582 한 걸음씩 걷기 조점동 2023-11-01 201 1
1581 잊혀진 계절 조점동 2023-10-31 154 1
1580 새벽 조점동 2023-10-30 116 1
1579 노진화 시인 조점동 2023-10-29 145 1
1578 두 번째 소확행 모임 조점동 2023-10-28 124 1
1577 그날 조점동 2023-10-27 11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