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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8-22 아름다운 두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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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09-08-25 17:34 조회2,8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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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8-22 아름다운 두 여자

 누나와 나는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어렵게 살아왔습니다. 거친 세상을 힘겹게 헤쳐 온 것이지요. 내 학비를 마련하고 생활비를 버느라고 고생만 해온 누나는, 학교도 별로 못 다니고 서른이 넘도록 혼인도 못하고 택시 기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중앙선을 넘어 온 음주 운전자에 의해, 평생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나도 그 충격이 엄청났습니다. 나는 사귀고 있던 아가씨와 혼인을 앞두고 있었는데, 장애인이 된 누나와 함께 살수가 없다며, 누나와 자기를 선택하라는 최후통첩을 받아야 했던 것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이라고 여겼던 여자에게서, 결별을 당하고 나니 세상이 두려워 졌습니다. 실연의 고통은 오래 갔습니다.
 하루는 고아원을 후원하고 있는 누나와 함께,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원생들과 함께 지내기 위해서였습니다.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렸으나 누나의 휠체어를 본 택시들이 그냥 지나쳐 버렸습니다.
 그로부터 얼마가 지난 후에, 택시 한 대가 와서 섰습니다. 뒷 트렁크가 열리면서 기사도 내리는데 여자 기사였습니다.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누나를 부축해서 뒷자리에 태우고 익숙한 솜씨로 휠체어를 접어 뒷 트렁크에 싣더니 경쾌하게 휘파람을 불며 달렸습니다.
고아원까지는 길이 좋지 않아 불편했지만 아무 불평도 없이 태워 주고, 누나와 내가 걸어 들어가는 동안 라이트를 켜 주고 있다가 갔습니다. 참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그 택시 기사와 누나랑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누나와 아내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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