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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 죽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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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09-11-01 17:57 조회2,2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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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 죽 나누기

 일곱 사람이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워낙 어렵다 보니 죽 한통으로 나눠 먹어야 하는데, 항상 부족해서 죽을 맛이었습니다. 죽을 나눠 주는 사람을 당번제로 운영했더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죽을 나눠 주는 사람이 먼저 한 그릇을 퍼서 먹고, 나머지를 여섯 사람에게 나눠주니 다른 사람들은 늘 부족했습니다. 더 웃기는 짓은 죽을 나눠주는 사람에게 한 숟갈이라도 더 얻어먹으려고, 온갖 비위를 다 맞추고 애교를 부리는 사람까지 발생했습니다. 비리가 발생하기까지 한 것입니다.
 이번에는 공평하게 나눠 먹기 위해서 죽 분배위원회를 만들고, 분배위원회가 잘 분배하는지 감시하는 감독위원회까지 뒀습니다. 이렇게 되자 죽 나누기는 어느 정도 공평해졌는데, 분배위원회다 감독위원회다 성가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두 위원회가 서로 자기 영역을 따지고, 온갖 건의사항을 제시하는 바람에 맞붙어 싸우기까지 했습니다.
 여러 차례 회의를 하고 의논한 결과, 죽을 나눠주는 사람을 한 사람 두기로 하되 자신은 맨 나중에 먹게 만들었습니다. 일곱 그릇을 나눠 푼 후에 자신은 맨 나중에 먹게 만들었더니 비로소 공평하게 나눠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죽을 나누는 사람 자신의 것을 확보하기 위해서 공평하게 나누었고, 다른 사람들이 다 보는 자리에서 나누는 사람의 몫을 보게 되므로 불평과 불만이 없어졌던 것입니다.
 이런 일이 죽을 나눠 먹는 이 사람들만 해당되는 일일까요? 우리한테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일일까요? 공평한 잣대로 사물의 온갖 문제를 들이대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른바 고무줄 잣대가 있어서는 안 되는데, 그런 경우가 너무나 많다고 합니다. 나의 작은 욕심을 버리고 공평무사한 정의의 잣대 하나만 필요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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