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3-22 측면 사진 > 좋은 글방

본문 바로가기
 

좋은 글방

2009-3-22 측면 사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점동 작성일09-03-22 21:56 조회2,280회 댓글0건

본문

2009-3-22 측면 사진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 청년에게는 마음씨 곱고 착한 애인이 있었는데, 불치병에 걸렸다는 말을 듣고 절망했습니다. 온 마음으로 사랑한 남자가 죽을병에 걸렸다는 것은 말할 수 없는 큰 고통이었으니까요.
 여자는 직장에 사표를 내고 남자를 간호하기 시작했습니다. 살아있는 동안 따뜻한 마음의 사랑을 다 하기로 했습니다. 2년 여 동안 병실을 지키며 남자를 사랑하고 간호하는 사이, 그 병실의 다른 환자들은 하나 둘 떠나갔습니다. 병세가 좋아져서 나간 사람도 있었지만 하느님 곁으로 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들 연인에게도 떠나 갈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무언 속에 알 고 있었습니다. 남자의 병세가 막다른 느낌을 보여 주고 있었지요. 그러면 그럴수록 여자는 최선을 다해서 남자를 간호하고 마지막 사랑을 불태우고 있었습니다.
 아-하! 이 안타까움 앞에서 할 일이 없는 게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이었습니다.
 불치병으로 죽어가는 애인을 위해서 2년 넘게 헌신적인 사랑을 쏟아 부은 이 여자의 순애보는 사람들의 입과 입을 통하여 온 병원과 동네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기자도 병원을 찾아 취재를 했습니다. 기자는 감동적인 기사를 쓰고 신문에 장식할 사진을 한 컷 찍자고 했습니다. 애인은 그래야겠지 라는 생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준비를 했습니다. 옷매무새를 손 보고 머리를 쓸어 올렸습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남자가 말했습니다.   
“사진은 찍지 않는 게 좋겠어요.”
기자가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왜요?”
“제 친구는 나중에 다른 남자를 만나야 합니다. 나 보다 더 좋은 남자를 만나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 말을 들은 여자 친구는 애인의 품에 안겨 통곡했습니다.
다음 날 신문에는 박스 기사와 한 장의 사진이 실렸습니다. 여자의 측면 사진이.


추천 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좋은 글방

Total 1,591건 104 페이지
좋은 글방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46 2009-4-5 마더 데레사 수녀 조점동 2009-04-04 2408 1
45 2009-4-4 철학자 보다 나은 가정부 조점동 2009-04-04 2453 1
44 2009-4-3 나비축제 조점동 2009-04-02 2386 1
43 2009-4-2 노인과 그림 조점동 2009-04-01 2455 1
42 2009-4-1 미켈란젤로의 스승 이야기 조점동 2009-03-31 2306 1
41 2009-3-31 무엇이 성공인가? 조점동 2009-03-27 2484 1
40 2009-3-30 앞을 못 보는 사람의 등불 조점동 2009-03-27 2356 1
39 2009-3-29 초라한 어부 조점동 2009-03-27 2435 1
38 2009-3-28 선물 받을 사람의 선물 조점동 2009-03-27 2361 1
37 2009-3-27 오드리헵번이 딸에게 남긴 유언 조점동 2009-03-27 2369 1
36 2009-3-26 향기 나는 진흙 조점동 2009-03-26 2487 1
35 2009-3-25 해와 달이 본 것 조점동 2009-03-25 2416 1
34 2009-3-24 어느 하인의 정성 조점동 2009-03-25 2439 1
33 2009-3-23 천국과 지옥의 차이 조점동 2009-03-23 2370 1
열람중 2009-3-22 측면 사진 조점동 2009-03-22 228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