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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1,500만원 기부한 박노주 할머니(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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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11-07-11 08:43 조회2,8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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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주 할머니의 ‘위대한 기부 유산, 1500만원’

한겨울 보일러비 아껴가며 기초생활수급 모은 전 재산
모금회에 기부하고 세상떠나

동아일보 | 입력 2011.07.11 03:16 | 수정 2011.07.11 03:22

 
"내가 평생 받은 게 너무 많아요. 떠날 땐 모두 돌려주고 가고 싶습니다."

정부 지원금으로 어렵게 살아 온 한 홀몸노인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세상을 떠났다.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7일 오후 5시 별세한 박노주 할머니(77·사진)가 사후 기부하기로 공증한 1500만 원을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박 할머니는 2008년 4월 모금회 사무실을 찾아와 조심스럽게 유산 기부를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할머니의 전 재산은 1500만 원. 할머니가 홀로 살던 서울 영등포시장 인근 단칸방의 전세 보증금이다. 할머니는 공동모금회 사무실에서 유언 공증을 하면서 "한평생 사회로부터 받기만 한 것 같다"며 "죽고 난 뒤엔 세상에 다시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식당과 구멍가게 등에서 일하며 어렵게 살았다. 10여 년 전 갑상샘암 판정을 받은 이후로는 일을 할 수 없어 수입은 정부로부터 받는 기초생활수급비 30여만 원이 전부였다. 박 할머니는 이 돈을 쪼개 병원비를 마련하는 한편 꾸준히 기부를 위해 돈을 모아왔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할머니는 한겨울에도 보일러 연료비를 아끼기 위해 집 안에서 털모자를 쓰고 생활했다"며 "할머니의 기부금은 평생 외롭고 차가운 방에서 보일러도 제대로 켜지 않고 모은 위대한 유산"이라고 전했다.

유산 기부를 원하는 사람은 공동모금회(02-323-4836)에 문의해 법적 절차를 밟으면 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2011. 7.11.동아일보 기사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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