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문교양서 어떻게 읽을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점동 작성일11-07-24 09:36 조회2,839회 댓글0건본문
등록 : 2011. 07. 15 16:01 | 수정 : 20110723 03:29 |
|
[북하니 특집] 청소년 인문교양서 어떻게 읽을까?
이야기책으로 독서 재미 알아갔던 연암
“읽고 싶어! 알고 싶다!” 마음 들게 해줘야 같은 분야 여러 권 읽어보는 등 방법 필요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1737~1805)은 16살에 장가를 든 다음에야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다고 전해지는 걸 보면, 어려서 책읽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박지원에게 공부를 가르치겠다고 나선 처삼촌 이양천은 어떻게 박지원이 독서광이 되도록 했을까? 이런저런 기록을 보면 박지원은 사서삼경보다 <사기>나 산문 등을 먼저 읽었다고 한다. 아마도 처삼촌은 책읽기를 싫어하는 박지원에게 <사기>에 나오는 재미있는 내용을 옛이야기처럼 들려주었을 것이다. 이야기에 푹 빠진 박지원은 “숙부께서는 그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어떻게 알고 있으세요?” 하고 물었을 테고 처삼촌은 “그거야 옛사람들이 쓴 책에 다 있지” 하고 대답했으리라.
박지원 이야기는 두 가지 면에서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준다. 첫째, 조선 최고의 문장가로 이름을 날린 박지원이 16살의 늦은 나이에 독서의 재미에 빠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중학생이 되어서도 공부와 담을 쌓고 있거나 책읽기를 포기한 청소년들에게 그는 지금도 결코 늦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둘째는, 그의 독서방법이다. 그는 딱딱한 책이 아닌 이야기로 된 책부터 읽으면서 책을 읽는 재미를 늘려 갔다. 예를 들어 <사기>에 나온 공자의 일대기를 읽고 나서 공자가 쓴 책들을 읽고 그다음에 점점 더 깊은 내용의 책들을 읽었다.
그런데 책을 읽고는 싶은데 두꺼운 책만 보면 도망가는 사람은 어떻게 할까. 그럴 때 박지원의 예처럼 이야기 형식의 책을 읽으면서 흥미를 갖도록 하는 게 좋다. 보통 초등학교 고학년용으로 만들어진 인문교양서들은 이해하기 쉽게 쓴 것들이 많아 인문교양서를 낯설어하는 중학생들이 혼자 읽기에 알맞다. 만화로 되어 있거나 지도, 사진이 적절히 들어간 책들도 흥미를 붙이고 배경지식을 쌓기에 좋은 책들이다. 특히 인문교양서는 책을 읽고 싶다는 지적 욕구를 불러일으키도록 쉬우면서도 설득력 있게 쓴 책을 골라 읽는 게 중요하다. 책을 읽으면서 “아! 바로 이거였구나!” 하고 지적 감동을 느껴 자연스럽게 더 알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하는 책이 좋다. 물론 이렇게 잘 쓴 책을 골라 읽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읽으면서 이야기를 나눌 때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여럿이 같이 읽으면서 토의토론을 하면 여러 분야와 연결지어 생각해보게 되어 사고의 지평이 넓어질 뿐 아니라 자기 생각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설득력도 길러진다.
모든 책읽기는 결국 우리가 처한 현실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눈을 기르고 자기 삶에 적용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인문교양서를 읽는 것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이다. 책을 읽으면서 고민하는 재미와, 약간의 지루함과 골치 아픔도 즐기며, 두껍고 딱딱한 책이지만 읽으려고 무모(?)하게 도전해 보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성숙하고 유능한 독자로 자라게 되는 것이리라.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