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와 시민의식
  -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시민의 역할 -

1. 들어가는 말

  우리 민족의 근대 선각자요 위대한 애국자 도산 안창호 선생은 우리가 만들어 가야할 모습으로 “훈훈한 마음, 빙그레 웃는 얼굴”을, 우리가 가꿔 가야할 지역 공동체의 모습으로 이상촌 건설(理想村 建設)을 제시한바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전기 “도산 안창호”는 주인과 손님의 모습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하고 있고 성공하려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아가려는 사람이 반드시 주인정신을 갖추라고 강조하였다.

어떤 집에 불이 났을 때에 바라보거나 구경을 하면 손님이고, 죽음을 무릅쓰고 불을 끄고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노력하면 주인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성공과 지역사회의 발전, 그리고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주인정신과 책임의식이 정립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할 것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영원한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 주인이다.”고 하였다. 나와 가정과 직장과 사회의 영원한 책임감이야말로 민주 시민사회의 지도자가 갖춰야할 대명제라고 할 것이다. 그런 지도자들이 많이 늘어나고, 그런 지도자들의 실천력이 지역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2. 지역사회 지도자의 역할

  일찍이 미국으로 망명하여 독립운동을 하다가 1970년대 초에 귀국한 곽림대 선생은 “사람은 이유로써 산다.”고 하였다. 모든 사물에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어린 아이가 울 때는 배가 고프던지 불편한 일이 있기 때문에 운다. 아이가 우는데도 이유가 있는 것처럼 지도자에게도 그 지도자가 필요한 이유가 있고 역할이 있는 것이다. 봉사단체는 봉사활동을 하려고, 수련단체는 수련을 위해서, 친목단체는 회원들의 친목을 위해서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사회 지도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1) 지역사회 주민들의 단합과 발전을 위해서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주인정신을 가진 지도자로서 영원한 책임감을 가지고 헌신적으로 활동하여 지역사회의 과제와 문제점을 발견하고 주민들과 함께 풀어 나가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사회의 발전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주민들과 함께 실천 봉사하는 것이다.

(2) 지역사회를 위해서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것이다. 최근에 자원봉사 활동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있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체계적이지 않고 즉흥적이며 단발적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이의 개선이 필요하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자원봉사 활동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① 마음 나누기 봉사활동

    마음 나누기란 봉사활동 할 시간이 부족하거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권하는 것으로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을 베푸는 것이다. 불경에도 무재십시(無財十匙)라고 해서 돈이 없어도 나눌 수 있다고 하면서 그 열 가지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부드럽게 웃어 주는 것, 친절하게 대하는 것, 잘 모르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 등이다.

  ② 시간 나누기 봉사활동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시간을 내서 필요한 곳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 지식으로 도와주거나 시간을 내서 몸으로 도와주는 것을 말한다. 한 달에 4-5시간 정도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③ 재물 나누기 봉사활동

    돈이나 물건, 재물로 도와주는 봉사활동을 말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재물이나 한 달 수입금의 일정한 돈을 가난하거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기부하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매월 수입금의 1%를 정례적으로 내는 것이 좋고 유산 10%를 기부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마음 나누기를 열심히 실천하면서 한 달에 4-5시간씩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매달 수입금의 1%정도를 사회에 낸다면 이상적인 자원봉사 활동이 될 것이다. 

(3) 지역사회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마을에 꽃밭을 만들거나 도서관을 세우고, 환경을 잘 가꾸며 예절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 노력이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게 되고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는 방법이다. 지역사회에서 추진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① 평생 교육시설 운영

    지금은 평생교육시대이다. 새로운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고 배워야할 것이 많은 시대이다. 따라서 다양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부교실, 독서교실, 예절교실, 어머니교실, 식품교실 같은 다양한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② 생활복지 사업 추진 

    지역공동체에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생활을 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 불행한 사람, 우환이 끊이지 않는 사람, 홀몸노인, 소년소녀가장 등등.....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생활복지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아기를 키우는데 힘든 사람을 돕고,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사람을 위해서 생활비 지원 사업을 펼치며, 갈등과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상담과 치유의 도움을 줄 수 있는 생활복지 사업이 필요한 것이다.

  ③ 지역사회 마을 가꾸기 사업 

    마을 안내판을 만들어 세우고 주 정차 질서를 지켜 나가며, 청결하고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나무 심고 가꾸기, 꽃밭 만들기, 통학로 보호하기, 재활용품 교환시장 개설, 나눔가게 운영, 마을지도 그리기 같은 활동을 추진할 수 있다.

  ④ 마을의 문화향상을 위한 활동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과 마을의 문화향상을 위한 사업을 개발하고 추진하는 것도 소중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봄가을에 마을 광장에서 문학의 밤이나 음악의 밤을 개최하고 마을 소식지를 만들어 배포하여 주민들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단합시키는데 활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찾아보면 많이 있을 것이다. 문제는 지역사회의 지도자들이 마을 가꾸기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노력과 활동을 얼마나 하고 있느냐하는 것이다.

다음은 지역사회 주민들의 시민의식에 관한 것이다. 지역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어떠한 마음가짐과 의식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그 지역사회가 발전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판가름나게 된다고 볼 때 지역사회 주민들의 시민의식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첫째, 앞에서 언급했던 주인정신, 또는 주인의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 대한 소중한 사랑과 애향심이 바탕이 되어 주인의식을 발휘한다면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드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협동정신과 남을 존중하고 소중하게 대하는 예절이 중요한 덕목이라고 할 것이다. 엄격한 자기 관리와 능력을 길러 놓아도 다른 사람과 인간관계가 나쁘면 일이 잘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를 잘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바른 시민의식이기도 하다.

  (가) 남에게 호감을 줄 수가 있어야 한다.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고 느낌을 좋게 하면 그것만으로도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밝은 표정 다정한 말씨, 단정하고 깔끔한 차림과 시원스러운 인상까지 갖춘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나)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남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불편을 끼친다면 좋아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남에게 도움이 될지언정 폐를 끼치거나 피해를 입힌다면 안 된다.

  (다) 남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존중해 주는 것이야말로 에티켓의 출발점이고 좋은 매너의 완성이며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첩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을 존중하고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한다면 원만하고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실천하기를 힘쓰는 것이다. 우리가 학습활동을 통하여 시민의식을 향상시키고 마을을 발전시킬 방안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왕성한 실천력이 없으면 안 된다. 성공한 사람은 많이 배운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적게 배웠어도 적극적으로 실천한 사람이라고 한다. 실천은 힘의 원동력인 것이다.

이러한 정신이 민주 시민의 모습이고 문화시민의 얼굴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지역사회의 지도자로서 엄격한 자기관리와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이웃과 사회를 위한 헌신 봉사와 기여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해 나가는 전통을 세워 나가야 할 것이다.

조점동    부산남구자원봉사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