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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좋아하는 시골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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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08-04-15 10:21 조회2,6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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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좋아하는 시골 사람들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 부산으로 출근하는 딸과 아내를 보냈습니다. 딸은 선거관리위원회에 근무하는데, 국회의원 선거 업무를 마치고 금요일은 휴가, 토, 일요일은 휴무로 목요일 저녁에 왔다가 월요일 아침에 직장으로 출근하는 것입니다.

 아내는 일요일 저녁에 부산의 초등학교 동기의 전화를 받고 갑자기 모임에 나간 것입니다. 아침 7시 30분경에 모녀가 떠나고 나니 내가 할 일이 없어졌습니다. 산촌에서 조용한 나만의 시간이 찾아 온 것입니다. 묵주를 들고 동네로 나갔습니다. 조용한 산마을에서 묵주를 들고 기도하면서 동네를 한 바퀴 도는 것도 좋았습니다.

 먼저 황토마당 쪽으로 갔지요. 남동마을이 잘 보이는 동쪽 산이지요. 동네 사람들이 흙이 필요할 때 마다 파가는 곳에 작은 마당이 생겼는데, 내가 황토마당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황토만 있는 마당이니 황토 마당이 맞습니다. 이렇게 해서 황토마당이 생긴 것입니다. 묵주기도는 환희의 신비를 거쳐 고통의 신비로 바뀌었습니다.
 이번에는 동네 속으로 해서 백운암이라는 작은 절이 있는 쪽으로 올라갔습니다. 옛날에는 영은사라는 절이 있던 곳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새로 만들고 있는 백운암이 있습니다. 일찍부터 신경 쓰이지 않게 올라가다가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면서 골짝 쪽으로 바라보니 홍도화가 한 그루 서 있는 게 보입니다. 우리 동네에는 새빨갛게 피는 홍도화라는 꽃나무가 많이 있습니다. 며칠 전에 살펴보니 꽃이 피는 것만 15그루였는데, 한 그루를 더 발견한 것입니다. 이제 16그루. 우리 동네는 홍도화마을이 되겠습니다.

 오전에는 편안하게 지내려고 집으로 와서 쉬고 있는데, 김경희 베드로 씨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공소회장댁으로 오랍니다. 조용진 바오로 회장은 김 베드로 씨의 자형입니다. 다른 말로 자신의 누님 댁으로 오라는 것입니다. 소주 한잔 하게. 올라갔습니다. 아침 산책길에 회장을 만났는데 있다 올라오라고 하셨지요. 어제 돼지머리 하나를 요리하는 것을 봤는데, 아마 함께 먹자는 것이겠지요.
 아니나 다를까, 조금 더 있으니 공소 총무를 맡고 있는 김양식 세례자 요한 형제가 옵니다. 공소 회장님 땍은 안팎으로 먹을 것 마실 것이 있으면 주변 사람들이나 신자들을 모아서 대접을 잘 합니다. 돼지머리 고기에 소주를 마시고 박산을 먹으면서 놀다가 점심까지 잘 얻어  먹었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어제 찾아왔던 김정숙 단장 댁을 방문하기로 했었지요. 부산에서 돌아오는 아내를 수산에서 만나 함께 창녕군 길곡면 마천리 동점마을로 갔습니다. 3-4년 전에 대지 120평짜리 시골집을 사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아니나 다를 까 시골집 그대로였습니다. 몸채와 행랑채로 두 채의 집인데, 마당은 채소밭인데 온갖 채소들이 잘 자라고 있고 건강식원 노릇을 잘 하고 있었습니다.
 전직 간호사였는데, 건강이 좋지 않았으나 시골 살이로 좋아졌다고합니다. 자연식, 건강식, 토속음식에 대하여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연구도 많이 하고 음식에 대하여 아는 게 많은 분이었습니다. 시간 나는대로 강의도 다니고 사회봉사활동도 하면서 기쁘게 살아가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옥수수와 쑥 찰떡을 먹고, 쌈밥으로 저녁을 잘 대접받고 집으로 오니 8시경이었습니다. 오기 전에 건강에 좋은 여러 가지 식품을 얻어 왔습니다. 시골에 살면 나눠주기를 좋아하나 봅니다. 무엇인가 자꾸 나눠 주려는 분이었고, 새로운 채소들을 텃밭에서 캐줘서 가지고 왔습니다.

 오전에도 우리 동네 할머니 한분이 부르길래 가보니 도라지 씨앗을 한 봉지 주시는게 아니겠습니까? 얼마 전에 월성댁 할머니한테 받은 도라지 씨앗을 실수로 태워 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아마 그 소식을 듣고 갖다 주신 것 같습니다. 나중에 그 할머니께서 풀을 메면서 도라지를 심는 옆에 두릅이 보였습니다. 두릅 따서 드셔야겠다고 참견을 하니 따다가 잡수랍니다. 이런 분들이니.... 참 고마운 분들입니다. 시골 사람들은 나눠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2008.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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