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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선거운동기 13 부처님 오신 날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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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06-05-06 00:31 조회3,0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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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선거운동기 13

부처님 오신 날 풍경

 오늘은 어린이 날, 그리고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며칠 전부터 문현1동에 있는 사찰로 가기로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사무장을 맡아서 고생을 함께 하고 있는 같은 교우 형님도 아침 일찍 가자고 어제 약속해 놓았는데, 아침 7시경에 확인 전화가 왔습니다. 9시쯤 만나서 가자고. 그런데 같은 교우 신 형제께서 아침 일찍 연락이 왔습니다. 오늘 회사에 가지 않고 도와드리겠다고. 참으로 고마운 형제입니다. 며칠 전에도 자신이 한 번, 자매님이 한 번 도와주신 일이 있었습니다.

 문현1동에 있는 성암사라는 절로 갔습니다. 9시 쯤 도착해 보니 다른 분은 아무도 오지 않아서 주차장을 지난 입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신 형제는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성암사에서는 큰 길에서 절까지 비탈길을 한 참 올라와야 하므로 승합차로 연신 실어 날랐습니다. 적당한 장소에 안내원을 배치하고 무전기로 연락을 취해 가면서 차질 없이 진행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주차장 옆에는 음료수와 간식을 팔아서 법요식에 참석하는 신도들과 주민들에게 불편이 없게 하였습니다. 

 우리가 자리를 잡고 명함을 나눠 주면서 지지를 부탁하는데, 연등 장식 터널 위쪽에서 무소속으로 나온 A후보가 신도인 듯 가슴에 리본을 달고 신도들과 함께 정렬해서 명함을 나눠 주면서 인사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사이에 L후보 부인이 우리 아래쪽에서 적극적으로 명함을 돌리면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제철 만난 메뚜기처럼 예비 후보자들은 열심히 자리를 잡고 명함을 나눠주고들 있었습니다.

 우리 근처에서 J후보의 명함을 나눠주는 여자 분이 있어서 인사를 청하니 J후보의 부인이었습니다. 함께 명함을 나눠 주던 아내는 인각사로 가서 명함을 나눠주겠다고 떠났는데, 나중에 보니 L후보의 부인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조금 있으니 구청장 예비 후보자 부인 한 분이 와서 “구청장 후보 아무개 아내입니다!”라고 소리 높여 인사를 하면서 명함을 나눠주었습니다.

 그 분은 인사를 하면서 연등장식 터널을 지나서 절 마당 쪽으로 올라갔는데, 그 뒤에 다른 구청장 후보자 부인이 와서 열심히 명함을 나눠 주면서 인사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뒤에 시의원 후보자 한 사람이 다녀서 내려갔고, 우리는 그 자리를 지키면서 오후 2시까지 5시간 동안 명함을 나눠 주었습니다. 다섯 시간 동안 한 번도 자리에 앉지 못하고 명함을 돌렸더니 다리가 매우 아팠습니다.

 성암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황령산 성암사”라고 부르는데 매년 부처님 오신 날 법요식을 하고 오후 2시에는 산사 공연을 한다고 합니다. 오늘도 가수 한영애 등 여러분이 공연을 하게 되는데, 광복 60주년 기념 평화사절단 NGO대표로 참가 했을 때 함께 가서 각종 프로그램 사회자로 진행을 맡았던 분이 공연 사회자로 와서 만났습니다. 오늘 만난 사람들 중에는 평화지킴이 봉사단 회원들, 문현동 동네 사람들, 기러기문화원 학습 회원들, 등산 객 등 많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어떤 분은 악수를 청하면서 잘 될 거라며 힘을 불어 넣어 주는 말씀을 하고, 어떤 분은 파이팅을 외치면서 승리를 확신시켜 주기도 하였습니다. 한 분은 절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일부러 부르더니 “원장님 같은 분이 꼭 당선돼야 합니더!”라고 정말 기분 좋은 말씀을 해 주시기도 하였습니다. 지역 정보에 밝은 한 분은 여론이 참 좋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렇다고 방심하거나 나태 하면 큰일 난다는 것은 철칙입니다. 더욱 겸손하게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오후 2시까지 식사를 못하고 명함을 나눠 주다가 내려오는데 배가 하도 고팠습니다. 공양을 드시라는 신도들의 권유를 여러 번 들었지만 많은 분들이 운집한 곳에 우리까지 폐를 끼쳐서야 되겠는가 싶어서 미루고 열심히 명함만 돌렸는데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습니다. 아래로 내려오는데 다른 L후보가 부인과 함께 절로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오늘 성암사에서는 후보자와 그 부인들이 부처님 오신날을 축하하지는 못하고 번거롭게 하고 귀찮게 한 날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떤 분은 명함을 대 여섯 장씩 쥐고 있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으로 세시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성당에서 쉬었습니다. 저녁에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엊그제 초등학교 운동회 때에 후보자들이 대거 몰려와서 정치운동회가 되었다는 불만스런 한 주부의 글을 읽고 안 가기를 잘 했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운동회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고 안간 게 아니고 바쁜 사정으로 못 갔지만 지나고 보니 그렇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성암사에서 “오늘 제법 번거롭게 하지요”라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면서 명함을 나눠주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오늘 만나 뵌 분들 모두 부처님의 사랑 안에서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2006.  5.  5.

조점동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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