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얼마나 있어야 기부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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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점동 작성일21-05-10 14:59 조회601회 댓글0건본문
오늘 한국일보 인터넷판 기사입니다. 81세 할머니께서 파지를 모아 기부해 온 감동적인 이야기 입니다. 함께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폐지 판 동전이라 깨끗이 닦아 왔어요" 80대 할머니의 쉼 없는 기부
"폐지를 팔아 모은 동전이라 뭐라도 묻어 있으면 더러워 받지 않을까 싶어서 하나하나 깨끗하게 닦아가며 모았어요"
경북 영주시 영주1동행정복지센터에 최근 이 동네에 사는 박모(81)할머니가 폐지를 실은 손수레를 힘겹게 끌고 나타났다. 할머니의 손수레에는 종이상자도 하나 실려 있었는데 그 안에는 깨끗하게 빛나는 100원짜리 동전이 가득했다.
동 직원은 "할머니가 5월 햇살보다 따뜻한 미소를 띠며,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라면서 동전을 내보였다"고 말했다.
박 할머니는 스스로도 경증 장애인에 기초생활수급자로 손자 2명을 홀로 키우며 근근이 살아가는 처지이다.
영주1동 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박 할머니는 국민연금, 기초생활지원금을 받고 있으며 공공일자리사업에 참여하는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손자 1명은 고등학생이지만 1명은 성인이 되면서 그나마 좀 더 여유가 생겼다.
할머니가 폐지 줍기 시작한 것은 수년 전부터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위에 어려운 사람들을 돕자는 뜻에서 폐지를 줍는다. 동 사무소에 기부하기 전에는 남모르게 이웃을 도왔다. 관절 부위에 장애를 앓고 있어 폐지줍는 일이 만만치 않지만 할머니는 모은 돈을 몽땅 기부하고 있다.
할머니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50만원을 시작으로 12월 30만원, 올해 2월 30만원 등 4차례 160만원이나 된다.
이번 기부금도 지난 2월 기부한 후 3개월 동안 매일같이 모은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이다. 하루 내내 리어커를 끌고 다니면서 종이박스나 폐지를 기껏 모아 팔아도 1만 원도 채 되지 않는다. 겨울에는 이마저 모으기가 힘겹다.
동 직원은 "넉넉지 않은 형편인데 기부를 하는 이유를 물으니, 할머니께서 '서로 도움 주고 받고 그렇게 사는 거지, 적은 금액이지만 마음으로 돕고 싶다'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동 직원들에게는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박 할머니의 기부금을 전달받은 영주1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이 돈을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을 위해 쓸 예정이다. 권경희 영주1동장은 "할머니의 기부는 특별한 기부이다"며 "진실되고 따뜻한 마음을 어려운 이웃에 오롯이 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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