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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18. 많이 배운 사람들의 짓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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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조점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95.11) 작성일10-11-22 16:07 조회3,6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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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배운 사람드르이 짓이란?

지금부터 10년쯤 전의 일입니다. 한 단체의 대표를 맡아 활동하고 있었는데, 관련 단체들의 협의회를 사단법인으로 만들 때의 일이지요. 몇 단체의 실무대표들이 정관을 준비하고,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창립총회를 열었습니다.

미리 의견을 수렴하여 준비, 추진하게 되면 창립총회는 의례적인 회의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창립총회 자료를 미리 나눠주지 않았었기에 정관을 읽어 가면서 손질을 하고, 나중에 종합적으로 다듬는 방법으로 정관 내용을 검토해 나갔습니다.

정관 전체를 조목조목 읽어 가면서 다듬고, 마지막 의견을 들을 때에 내가 한 가지를 제안하였습니다. 그 때가 9월 말경이었는데, 선출직 임원의 임기가 4년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필요한 때 임시총회를 하더라도 정기총회는 매년 1회, 1월중에 개최한다고 명시 되어 있었고요.

 그렇다면 9월인 지금 창립총회를 하여 선출된 임원의 임기 만료가 4년 후의 9월입니다. 그렇다면 4년 후에, 8월이나 9월 중에 임시총회를 소집하여 차기 임원을 선출해야 합니다. 정관을 개정하지 않는 한 계속 그런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 선출하는 임원의 임기에 한하여, 4년 후 첫 정기총회 때까지로 부칙에 명시해 놓으면 번거로운 임시총회를 개최하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정관을 개정하지 않아도 임원의 임기문제로 불편한 일이 생기지 않게 됩니다.

 "오늘 선출된 임원의 임기 만료를 4년 후 첫 정기총회 때까지로 부칙에 명시해 놓으면 좋겠습니다."

 앞에 설명한 내용을 말하고 제안하였지요. 내 설명을 들은 13개 단체의 대표(회장)들 중에 세 사람이 좋다고 하였지만, 임시의장을 맡은 사람이 오늘은 준비한대로 처리하고 다음에 보자며 넘어가 버렸습니다. 나는 참 답답하였습니다.

 내 생각 같으면 좋은 의견이라고 받아 주거나,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 보고 합리적으로 처리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정관은 한 단체의 헌법 같은 기간 규정입니다. 법인체가 정관을 개정하려면 총회에서 절차에 따라 결정하고, 총회 의사록을 작성하여 주무관청의 허락을 받아 법원(등기소)에 등기를 마쳐야 합니다. 언젠가는 한번 반드시 처리해야 할 일입니다. 최소한 4년 후 8-9월에 임시총회를 소집해야 하거나, 그 이전에 정관을 개정해야 그 문제를 해결하게 됩니다. 법인단체를 합법적으로 운영하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편법을 쓰거나 정관 규정을 어길 수밖에 없지요.

 내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정관을 확정하고 새 임원을 선출하였습니다. 준비된 다른 절차를 다 끝내고 창립총회를 마쳤습니다. 회장은 임시의장을 맡았던 사람이 선출되었지요. 미리 준비해 온 사람이니까 그런 흐름에 따른 선출이지요.

 협의회에 참여한 단체의 활동력이나 역사가 대단하고, 자부심을 가진 단체들이니 그 회장들도 잘 났다고 생각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고 50대에서 60대의 사회적인 명망도 있는 사람들이 다수였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식당으로 옮겨 만찬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찬장으로 가면서 몇몇 회장들이 나에게 말했습니다.

 "임기문제는 조 회장 말이 맞아요."

 이런 말을 한 사람이 아까 찬성했던 사람 말고도 셋이나 더 있었습니다. 나는 더 속상했습니다. 아니, 내 의견이 맞으면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고쳐서, 통과되게 해야지 방관하고 있다가 이게 무슨 말입니까? 정관을 준비한 사람은 잘 한다고 하였겠지만, 여러 사람이 회의를 해보면 더 좋은 내용이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좋은 의견을 듣기 위해서 회의를 하는 것이지요. 회의에서 더 좋은 의견이 나오면 받아들이고, 채택을 해야 회의의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의견은 좋은데 그냥 넘기게 놔두었다고요? 이게 지도자들의 태도란 말입니까? 회의 때 좋다고 말한 사람이 세 사람, 나중에 확인된 또 다른 세 사람과 나까지면 7명이나 됩니다. 13명 중에 7명이나 좋은 의견이라고 생각하였지만 반영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 다음 다음해 1월에 내가 활동한 단체의 회장의 임기만료로 그 뒷 소식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지금도 씁쓸한 기억으로 가슴 한구석에 남아있는 작은 사건입니다.

 문제는 이런 일들이 사회 각계각층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는 사실입니다. 국회에서도 더 좋은 내용보다 정파간 타협을 거쳐 차선책이 통과되는 사례를 많이 보지 않습니까? 내가 겪은 사례와 다를 게 없습니다. 더 답답한 것은, 내용이나 의견은 더 좋다면서 찬성표를 던지지 않거나 따르지 않는 것입니다. 선거 때 많이 볼 수 있는 사례들입니다. 나에게 더 좋은 후보를 뽑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더 좋은 사람을 뽑아 주기도 합니다.

 사람에 따라서 의견이나 사고가 다르고, 견해와 관점이 다른 것을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보통 사람들의 교양과 상식이라는 게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함께 하는 흐름이 있습니다.

 시대적 흐름과 요청이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사회 지도층 사람이거나 많이 배운 사람이라면, 공공성에 대한 바른 식견과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바른 것이고 옳은 것이면 지금 채택하고 시정해야 하는데, 왜 미루고 시간을 끄는지 모르겠습니다. 꼭 필요한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차일피일 세월을 보내는 사례가 얼마나 많습니까? 좋은 사업과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책상 서랍 속에서 잠재우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좋은 것과 옳은 것, 바른 것과 필요한 것은, 지금 시작해야 하고 추진해야 합니다. 바로 잡을 것은 미루지 말고 지금 고쳐야 합니다. 몰랐으면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알고 있었으면 지금 해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이 좀 더 좋아지는 것 아닙니까?

 배운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지도자라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홈페이지 www.happy.or.kr에도 게재합니다. 2010. 11. 20. 오마이뉴스 기사 조점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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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자연이 선사한 무료병원 숲으로 가자 no_profile 조점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7-12-15 4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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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수산 버스터미널 화장실 개선되다 no_profile 조점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7-09-21 4230
10 수산 버스터미널 화장실이 엉망입니다 no_profile 조점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7-08-17 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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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부산 이야기 3-4월호 기사 no_profile 조점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6-06-13 3500
6 답변글 [re] 힘있고 끝없는 정열을 가지신 조점동 no_profile 조점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6-05-08 3828
5 답변글 [re] 홈피만 봐도 꼭 당선 되실것 같다는 생각.... no_profile 조점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6-05-07 3639
4 행복하게 사는 법 no_profile 조점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6-04-22 3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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