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실천 세 가지

 전주시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 이야기는, 듣는 것만으로도 감동을 주고 훈훈한 기쁨을 줍니다. 매년 12월 말이면 이름을 밝히지 않고 많은 돈을 기부하고 있는데, 벌써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얼굴 없는 천사의 거리를 만들고 기념하는 전주시민들의 모습도 좋습니다.

 추우나 더우나 길거리에서 폐지를 수집하여 판돈을 기부하는 할머니의 아름다운 기부, 일 년 동안 정성들여 모은 동전을 매년 12월 말에 동사무소에 전달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존경스럽습니다. 더구나 정부의 지원을 받아 살아가는 홀몸노인이면서도, 더 어려운 사람을 도와달라고 기부하는 모습을 보면 머리가 숙여지는 감동을 받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거나 나눔을 실천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자신의 보람이고 기쁨이며 행복한 일입니다. 적으면 적은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나 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돕고 보살피고 나눔을 실행하는 것은 그 자체로 축복이라는 것입니다.

 나눔을 실천하는 것도 내리 사랑 같은 것입니다. 효도는 올리 효도고,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고 합니다. 윗대로 하는 것은 효도고 아랫대로 하는 것은 사랑이라는 말입니다.

 아무튼 어떠한 경우에서든 나 보다 더 어렵고 불행하고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사람을 돕고 마음 써 주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런 나눔과 기부, 자원봉사는 얼마든지 장려하고 권장하여, 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눔재단이 주창하고 실천하는 세 가지 나눔을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나눔을 말할 때 금전의 기부나 경제적인 나눔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현금으로 도와  주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돈과 함께 나눌 것은 많이 있습니다. 세 가지 나눔은 이렇습니다.

첫째는 마음 나누기입니다.

 마음 나누기는 말 그대로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을 베푸는 것을 말합니다. 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모든 행위를 마음 나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쓰던 문인이 산책을 하려고 공원에 나갔습니다. 담배를 피우면서 조용히 산책을 하고 있는데, 걸인 한 사람과 마주쳤습니다. 그는 몇 끼니를 굶은 듯 행색이 초라하고 얼굴이 매우 어두웠습니다. 문인은 무엇인가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주머니에 손을 넣었으나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글을 쓰다가 산책을 나왔기에 주머니에는 지갑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는 너무나 미안한 나머지 걸인의 두 손을 꽉 움켜쥐었습니다. 도와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한 마음으로 걸인의 두 손을 잡은 순간, 걸인의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습니다.

"동전을 도와주는 사람은 만나보았지만, 선생님처럼 따뜻한 손길을 주신 분은 처음 만났습니다!"

걸인의 말이었습니다. 우리가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 줄 때, 금전적인 도움만을 생각하는 잘못을 버려야 합니다. 긍정적인 눈길, 따뜻한 배려와 친절, 마음으로 건네는 정, 이렇게 마음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은 많이 있습니다.

둘째는 시간 나누기입니다.

 시간 나누기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전문지식, 이웃을 위해서 도아주려는 마음으로 베풀 수 있는 노동력을 말합니다. 자원봉사로 베풀 수 있는 모든 활동을 말합니다. 아시안 게임이나 국제적인 행사 때 참여하는 자원봉사를 포함하여 봉사활동에 참여 하는 것입니다.

 옛날 시골에서는 군대에 간 아들이 있는 집에는 동네 사람들이 하루씩 일을 해 주기도 하고, 겨울이면 산에서 나무를 해다 주기도 하였습니다. 동네에서 단체로 하는 공동 작업도 빼주는 것은 물론이지요. 자원봉사센터에서 실시하고 있는 크고 작은 자원봉사를 통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하고, 지역사회를 가꾸기도 합니다. 이런 활동은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달에 하루나, 일주일에 한나절, 아니면 한 달에 한 두 시간을 하더라도 꾸준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때때로 잠깐씩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고, 가장 좋은 것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활동입니다. 파지나 폐지를 수집하여 끌고 가는 리어카를 밀어 준다든지, 종이컵 하나라도 청소하는 분을 생각하면서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시간 나누기 자원봉사 활동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내서 이웃과 동네, 지역사회를 위해서 봉사하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가능한 것입니다.

 셋째는 재물 나누기입니다.

 재물 나누기는 돈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을 내 놓거나 기부하는 것입니다. 나눔재단이나 아름다운 재단에서 운영하는 가게에 물품이나 상품을 내 놓는 것도 훌륭한 재물 나누기가 됩니다. 일 년 동안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어느 집에나 있습니다. 그런 물건을 잘 손질해서 가게에 갖다 주고, 선물을 받을 때도 개수가 많을 때는 어려운 분들을 위해서 나눔 가게나 사회복지시설에 내 놓으면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현금을 십시일반으로 내는 일이 더 좋습니다. 한 달 수입금의 단 1%라도 정기적으로 기부하면, 그 만큼 우리 사회는 따뜻한 사회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온 분의 이야기는 감동적이었습니다.

 가을에 개최하는 바자회에 물품을 내기 위해서 봄부터 준비를 하더랍니다. 작은 화분을 구입하고 국화꽃 모종을 사다가 심더랍니다. 가을까지 물을 주고 벌레를 잡고 모양을 내면서, 잘 가꾸어 하나의 작품으로 키워서 바자회에 내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홀몸노인도 푼돈을 모아서 내고, 폐지를 수집하여 판돈을 내는 할아버지도 있습니다. 재물 나누기는 누구나 실천할 수 있습니다.

 이 겨울, 지금도 굶거나 추위에 떨고 있는 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분들을 위해서 마음을 나누고 시간을 나누며, 재물을 나누어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면 참 좋은 새해가 되지 않을까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홈페이지 happy.or.kr 에도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