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시간·재물 나누기 운동 전개
배영호 '나눔재단' 이사장

"적은 돈이라도 꾸준한 후원이 중요"
우리 동네 문제 우리 스스로 해결 <부산일보 2008/12/15일자 028면>
 
사진 설명: 지난 8일 나눔재단과 SK네트웍스 부산지사가 주유소에 기증물품 수거함을 설치하는 나눔실천 협약식을 가지고 있다. 왼쪽에서 세번째가 배영호 나눔재단 이사장.

 
"나눔에는 마음 나누기, 시간 나누기, 재물 나누기가 있습니다." ㈔나눔재단의 배영호(49) 이사장은 나눔재단이 펼치는 세 가지 나눔을 이야기했다.

"마음 나누기는 나눔의 의식을 심어주는 운동이고, 시간 나누기는 자신의 시간을 내어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일입니다. 재물 나누기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이뤄지는 것으로 기금이나 물품 후원 등이 있죠."

시간과 재물 나눔을 통해 궁극적으로 마음을 나누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나눔재단은 지난 2005년 4월 정식으로 설립됐다.

"부산 남구 문현동에서 지역운동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2002년 나눔실천단체인 '좋은 이웃' 창립에 이어 2년 뒤 나눔가게 개장을 거쳐 사단법인을 만들었습니다."

기러기문화원 원장이었던 조점동 전 이사장이 지역에 나눔운동을 일으켜 보자는 뜻에서 시작한 나눔재단은 2006년 동구 수정동에 나눔가게 2호점이 문을 열면서 문현동에서 남구로, 남구에서 부산 전역으로 퍼져가는, 부산지역에서 발생한 최초의 나눔운동 발신지가 됐다.

"우리가 사는 동네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하자, 우리의 이웃은 우리가 돌봐야 한다는 의미"라고 재단의 취지를 설명한 배 이사장은 "이웃과 더불어 사는 것의 의미를 우리가 알고 실천하게 되면 지역 공동체의 삶도 바람직하게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어찌 보면 승자 독식의 경쟁사회입니다." 스스로 경제 문제를 다루는 회계사이기도 한 배 이사장은 나눔을 스포츠와 비교했다. "스포츠 게임을 보면 승자가 패자에게 손을 내밉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경제'라는 경쟁에서 뒤처진 이웃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바로 나눔입니다."

이런 나눔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나눔재단은 재활용품 판매장인 나눔가게 수입과 회원들의 후원금 등으로 지역사회 독거노인을 위한 급식재료 지원과 집수리, 불우시설 후원물품 전달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나눔천사'라 불리는 121명의 후원회원들이 있다고 소개한 배 이사장은 "큰돈이 아니라 몇 천원의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후원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재물 나누기가 어려운 분들은 나눔가게나 집수리를 직접 돕는 시간 나누기를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눔재단이 특히 중점을 두는 사업은 나눔가게 운영. 남구와 동구에 한 곳씩 설치된 나눔가게에서는 1천원짜리 모자부터 5천원짜리 정장까지 다양한 재활용품이나 기증받은 신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나눔재단은 보다 원활한 기증물품 확보를 위해 지난 8일 SK네트웍스 부산지사(지사장 함신호)와 나눔실천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에 따라 대연동에 위치한 동해·유정·박물관·남산 주유소 등 4곳의 SK네트웍스 직영 주유소에 나눔재단 의류수거함이 설치됐다. 여기서 수거한 물품은 나눔가게를 통해 물품이 필요한 이웃에게 저가로 판매되고, 또 거기서 나온 수익은 불우이웃을 위해 사용된다.

최근 불경기로 후원이나 기부가 줄고 있는 상황과 관련하여 배 이사장은 "미국에서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기부가 더 늘어난다"며 내가 어려우면 나보다 어려운 이웃은 그만큼 더 힘들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앞으로는 빈곤가정 어린이들을 위한 독서운동이나 집수리 봉사의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역할 등을 하는 존재가 되어갈 것"이라고 나눔재단의 포부를 밝힌 배 이사장은 '지역 복지력'을 언급했다. "지역의 문제를 지역민들이 서로 힘을 모아서 해결하는 겁니다. 우리 나눔재단은 지역민의 힘을 모으는 '나눔의 징검다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나눔가게 대표전화 051-642-4004.

오금아 기자 chris@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