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 신부가 찾아 왔습니다 > 산촌 일기

대자 신부가 찾아 왔습니다

천주교 신자가 되면 대부나 대모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영세할 때 대부를 모신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영세를 하면서 대부나 대모를 모시게 됩니다.
나는 1983년 12월 19일 영세를 받았습니다.
한 동네서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이 한 사람을 대부로 정해 주었는데, 소식을 들은 주임신부님께서 그 사람은 안된다며 나이가 많은 어른을 정해 주었습니다.
내 대부는 문현성당의 조선웅 시몬 님이지요.

내가 영세 후에 적지 않은 사람들의 대부가 되었습니다. 그 중에 염천기 알비노 신부님이 있습니다. 군대에 다녀와서 청년회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견진성사를 받으면서 나 보고 대부를 서 달라고 해서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러니까 대자가 대부를 선택한 셈이지요.

청년회 활동을 하던 대자는 그 후에 예수고난회라는 수도회에 입회하고 광주가톨릭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그로부터 6-7년인가 지나서 사제서품을 받는다고 문현성당 신자들이 단체로 광주로 갔습니다. 나도 따라 갔지요.
대자가 사제가 되는 성스럽고 귀한 자리에 함께 하였습니다.

수도회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므로 자주 볼 수는 없지만 간헐적으로 만나고 연락을 하였습니다. 지난 해 봄에는 이원오 마누엘 형제 부부와 함께 강원도 양양에 있는 오상영성원이라는 곳으로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지난 봄에 밀양 우리 집에 다녀가기도 하였습니다.

이번에도 휴가를 얻어 고향인 함양 안의에 들렸다가 부산을 거쳐 버스로 밀양에 온 것입니다. 아침 일찍 부산에서 오는 아내를 마중 나갔다가 전화를 받고 예림성당에서 기다렸다가 만났습니다.
단장면 산위의 오리집에서 식사를 함께 하고 부산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아내와 나는 집으로 오고.
그런 인연으로 대자가 신부랍니다.
* 사진은 2009년 5월 양양에 있는 오상영성원에 대자 신부님과 함께 찍은 모습입니다.

2010.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