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에서 주일미사 참례와 몬시뇰님과 점심식사 > 산촌 일기

공소에서 주일미사 참례와 몬시뇰님과 점심식사

공소에서 주일미사 참례라고 제목을 쓰는 나 자신이 자랑스럽습니다. 2007년 6월 1일, 이곳으로 이사와서 매주 공소예절을 하였습니다.
공소예절이란, 천주교 신자가 주일에 성당으로 가서 미사참례를 할 수 없는 처지에 있을 때 대신하는 주일 지키기 예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남산공소가 있는 동네에 이사왔지만, 자동차가 있고 13km거리에 있으니 갈 수야 있지요. 그러나 남산공소 동네의 신자공동체 생활상 꺼려지는 일이지요. 신앙공동체 생활을 하려면 소속된 공동체에서 함께 어울리고 서로돕고 나누는 생활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차가 있다고 성당으로 가버리면 공소 신자들과 잘 어울리기가 어렵지요.

우리 부부는 궁여지책으로 가끔 평일미사에 참례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면서 매주 공소예절에 참례하였던 것입니다. 더구나 회장이 공소에서 공소예절만 해도 된다는 투로 운영을 하니 대놓고 성당에 가기도 마음의 부담이 있었습니다.

아무튼 그랬던 남산공소가, 3년 4개월만에 혁명적인 반전이 된 것입니다.
첫째, 남산공소를 새로 지었습니다.
둘째, 20-30분씩 하던 공소회장의 강론이 없어졌지요.
셋째, 매달 한번씩 본당 주임신부님께서 공소미사를 봉헌하지요.
넷째, 매달 한번씩 공소 신자들이 본당으로 가서 주일미사를 봉헌합니다.

다섯째, 회장 1인체제 같던 공소운영을 신자들과 의논합니다.
여섯째, 공소 재정을 매달 정확하게 정리해서 신자들에게 100% 공표합니다. 더구나 공소 재정(돈)을 개인에게 대여했던 것을 지금은 금융기관에 예치합니다.
일곱째, 10월부터 공소 신자들이 매주 주일미사를 봉헌합니다.
산촌의 작은 동네에 있는 우리 공소가 이런 변화와 발전을 가져왔다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부부는 아침에 일찍 식사를 하고 공소로 갔습니다. 나는 제대 준비와 미사해설 준비를 위해서지요. 아내는 몬시뇰님에게 대접할 간식으로 단감, 커피, 떡을 챙겼습니다. 주일 아침에 오셔서 9시에 미사를 봉헌하면 10시경에 마칩니다. 식당에서 간단한 차를 마시면사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가급적 우리 부부가 간단한 다과를 준비하자고 하였습니다.

아니면 공소에서 준비를 하는게 마땅합니다. 사과나 배 몇 개, 커피나 차를 준비하면 되는 것입니다. 몬시뇰님께서 자청하다시피 주일에 오시는데, 최소한의 예의지요.
오늘은 미사를 마치고 함께 밀양시 서문쪽에 있는 식당 지모로 가서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식사는 지난 주에 말씀 하셨는데, 기어이 돈을 내시겠다고 해서 잘 얻어 먹었습니다. 몬시뇰 님은 부산평화방송 사장으로 7년간 일하셨는데, 그때 1년간 방송활동할 때 알게 되었습니다. 매주 1회씩 생방으로 진행되는 고정 출연자로 활동하였습니다.

그 후에 부산교구 총대리로 계실 때에 다시 만나게 된 것입니다. 예림성당 평협 회장이 되어 남산공소 건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아무튼 점심식사는 잘 먹었습니다.
아내는 내일부터 1박 2일간 전남지역으로 여행을 가기 위해서, 딸은 자기 집으로 가기 위해서 오후 2시경에 부산으로 떠나갔습니다.

나는 심심해서 닭장으로 사용하던 곳을 공구 창고 겸 내 작업실로 정리하였습니다. 삿대나 다른 것을 만들 때 작업하기 좋은 장소가 하나 필요해서 만든 것입니다. 공구 일첼르 잘 늘어 놓거나 걸어 놓으면 언제라도 손쉽게 사용할 수가 있지요.

다 정리하고 보일러에 불을 때서 새워를 하였더니 참으로 상쾌합니다. 노동은 상쾌를 불러 줍니다. 머리가 개운한 밤입니다.

2010.  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