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자귀나무 꽃이 피었습니다 > 산촌 일기

해바라기, 자귀나무 꽃이 피었습니다

 우리 집에 지난 6월 25일 경에 해바라기 꽃이 피었지요. 한 20그루  되는 해바라기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입니다. 해바라기는 해를 바라  본다는 꽃이지만 지금 피어 있는 것을 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동쪽을 바라보는 꽃이 있는가 하면 서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한 20그루나 되는 해바라기가 다 피면 제법 볼만할 것입니다. 겨울 긴긴 밤에는 해바라기 씨를 까먹으면서 주전부리를 대신할 것입니다. 이런 산골에서는 고구마를 쩌 먹거나 깍아 먹는 것도 좋지만 해바라기 씨를 까먹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우리 해바라기는 김경희 씨 댁에서 얻어 온 것인데, 아내가 제철에 잘 심어서 크게 자랐습니다.

 우리 연못 옆에는 동네에서 얻어 온 자귀나무가 한 그루 떡 버티고 서 있습니다. 모양이 참 좋지요. 일부러 구하러 다녀도 힘들 만큼 참 잘 생긴 놈이지요. 우리 자귀나무는 공소 회장 조용진 씨 장남이 몇 년 전에 캐다가 심어 놓은 것을 지난 초봄에 욕심을 냈더니 기꺼이 경운기에 실어다가 심어 준 것입니다. 보면 볼수록 잘 생긴 자귀나무는 연못까지 완성해 놓으니 잘 어울리고 그늘까지 주는 고마운 놈입니다.
바로 그 자귀나무가 꽃을 피운 것입니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도 꽃이 안 피우더니 오늘 아침에 드디어 꽃이 피었습니다.
 두 송이가 보이더니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가 보니 또 두 개가 더 피어 있는 것입니다. 자귀나무 꽃은 화려하지도 않으면서 은은하고 소박해서 좋습니다. 어떤 놈은 흐트러지게 피우고, 또 어떤 놈은 향기까지 뿜어대는데 비해 자귀나무는 은은하고 소박하고 겸손한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수줍은 산골 열일곱 처녀 같은 꽃이라고나 할까요? 보면 볼수록 아름답지만 그렇다고 눈길을 확 끌어당기지도 않습니다.
오늘부터 자귀나무가 우리 집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습니다. 

2008.  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