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알 하나도 함부로 하지 말라 > 산촌 일기

밥알 하나도 함부로 하지 말라

오늘은 2009년 1월 1일!
지금부터 41년 전인 1968년 1월 1일에 가나안농군학교에 입학해서 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첫날인 1월 1일에 입학식을 하고 주의 사항을 들은 다음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교육생은 56명, 연령층은 19세에서 59세까지 전국 각지에서 찾아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쳐갈 무렵 설립자인 기독교 장로 김용기 교장님은 밥 식기 하나를 들고 전원에게 돌면서 보여 주었습니다. 내 앞에 왓을 때 보니 아무것도 없고 달랑 밥알 서너 알이 붙어 있을 뿐이었습니다. 밥알 세알인가 네 알!

김용기 장로님은 이 밥알을 왜 남겼느냐고 물었습니다. 밥을 먹다 보면 좀 남을 수도 있고 몇 알 붙어 있는 상태로 수저를 놓을 수도 있는 일이지요. 그런데 교장님은 그 이유를 설명해 보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남긴 것이었는데.....

우리나라 4,000만 명이 한 끼에 한 알씩만 함부로 버리면 무려 4,000만 알이랍니다. 4,000만 알이면 쌀이 몇 섬이라고 구체적인 숫자까지 말하면서 왜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낭비를 하느냐고 따집니다. 아-! 놀랐습니다. 역시 가나안농군학교는 역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 나는 단 한 알의 밥알도 남기지 않게 되었습니다. 단 한 시간도, 단 한등의 전기도, 단 한 그루의 나무도, 단 한 컵의 물도.... 이렇게 생각해 보면 소중하지 않은 게 하나도 없습니다. 나는 1975년 10월 2일에 부산으로 와서 지금까지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은 낭비와 허비를 일삼고 있습니다. 술자리, 회식, 단체 모임에서 너무나 많은 낭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합리적인 소비, 유용한 모임, 생각 있는 행동이 아쉬운 현실입니다. 밥알 하나도 소중하게 다루어야 하거늘!

2009.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