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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선거운동기 6

지역감정의 폐해에서 벗어나기

 어제는 북구 쪽에 강의가 있어서 갔다가 동장 한 분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 분은 기초의회 의원의 정당 공천제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습니다. 덧 붙여서 부산에서 여러 당에서 국회의원을 골고루 배출하면 부산이 이 꼴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 라고 중얼거렸습니다.
 그는 이렇게 덧 붙였습니다. 우리 부산이 지역정서에 매몰되어 특정당 출신만 거의 맹목적으로 당선시켜주니 이제는 부산 시민들을 깔보는 행태로까지 발전(?)했다는 것입니다. 이번 기초의회 의원 공천을 보면 공천이 아니라 사천이라는 것입니다. 공천(公薦)이란 공당에서 자랑스럽게 내 세울 만한 사람을 당력을 다해서 골라서 내세웠으니 반드시 지지해 주십시오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공당에서 주민들과 지역사회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공천했느냐는 것입니다. 도통 한마디로 “저 사람은 함량 미달이야!”라거나 “저 사람이 우리 동네에 온지 얼마나 됐어?”라는 말이 다 나올 정도라는 것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국회의원이라면 몰라도 주민들과 고락을 함께하고 동네의 구석구석을 다 잘 아는 그런 기초의원을 바라는 주민들의 바람이 잘못은 아닙니다. 더구나 정치 후원금을 500만원이나 수백 만 원씩 낸 사람을 공천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기초의원 후보자라면 국회의원에게 500만원을 갖다 줄 것이 아니라 우리동네의 가난하고 병들어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10kg짜리 쌀 한 포대씩이라도 도와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500만원이면 10kg짜리 쌀 250포대라네요. 우리동네 가난한 사람, 소외받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 250명에게 쌀 한 포대씩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기초의원감으로 좋지, 국회의원에게 500만원을 덥석 쥐어주는 그런 사람이 기초의원감이냐고.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을 공천하는 것은 우리 주민들을 깔보는 짓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사람을 찾아 다녀서 골라 내세우면서 함께 손잡고 동네 발전을 위해서 노력해 봅시다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구구절절이 맞는 말입니다. 그 동장은 생각이 분명한 분이었습니다. 정치 후원금을 500만원이나 냈는데 공천 받을 때에 또 얼마를 갖다 바쳤는지 알 수가 없다는 말도 하였습니다.

 여러 정당에서 골고루, 최소한 다당제 방식으로 선출되어야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인데 우리 부산은 말뚝만 박아도 당선된다고 하니 공직 후보자를 선정하는 것도 무사안일하고 함량미달인 사람을 낯 두껍게 내세운다는 말은 빈말이 아닌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전라도나 경상도에서는 주민들이 맹목적인 투표를 하여 손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은 옳은 것입니다. 공직 후보자는 좋은 공약을 내걸고 임기동안 전력투구해서 실천하고 다시 선거시기에는 더 좋은 공약을 제시하고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데 그런 치열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부산에 20명의 국회의원을 뽑는다면 비한나라당 후보자 5명을 당선시키고 꼭 지지하고 싶은 한나라당 15명을 당선시키면 75%의 당선률에 한나라당이 섭섭할 것도 없고 국회의원 숫자 적어서 일 못한다는 말을 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비한나라당 국회의원은 다음 선거에서 당선되고 더 많은 사람을 당선시키기 위해서 더욱 열심히 의정활동이나 지역구 현안 사업을 챙길 것입니다. 한나라당 출신 국회의원들은 15명이 똘똘 뭉쳐서 부산 지역 발전을 위해서 정책을 개발하고 중앙정부를 움직여서 체계적인 발전 전략을 세우게 하고 힘껏 추진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 부산이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하고 국회의원들을 일 잘하게 만들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후보자로 내세우기만 하면 백발백중 당선 되는데 골치 아프게 왜 일을 만들어서 고생을 하겠습니까? 일을 잘하는 것은 칭찬 듣고 다음에 또 당선하기 위해서입니다. 머슴이 일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새경을 더 많이 받고 쫒겨 나지 않기 위해서지, 주인이 고맙고 존경스러워서 그러겠습니까? 주인이 주인노릇을 제대로 못하는데, 대강해도 쫒겨날 걱정이 없는데 정신 나갔다고 땀을 흘립니까? 세상사는 이치가 그런 것입니다. 일을 잘 하지 않아도 일편단심 당선시켜 주어야 합니까?

 이제는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우리가 지방자치의 주인입니다. 지역감정을 일으키고 “우리가 남이가” 하면서 신선놀음이나 하고 있어서는 머슴이 주인을 올라타고 부릴려고 하는 것입니다. 머슴의 머슴이 될 것인지, 주인다운 주인이 되어서 머슴을 머슴답게 부리고 주인답게 살아갈 것인지는 오는 5월 31일 투표로 결판을 내게 됩니다. 이제는 진정으로 우리동네를 위해서 땀 흘려 일할 일꾼, 우리 주민들의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좋은 일꾼을 뽑는 “주인 선거”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제 북구의 한 동장이 말한 것은 백번 옳은 말입니다.
 주인이 주인노릇을 하지 못하면 머슴이 주인의 주인노릇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는 주인이 됩시다.
지방자치는 주민이 주인입니다.

2006.  4.  27.

조점동 씀